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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 섣달그믐시(詩)/김사인 2016. 2. 27. 01:36
또 한 잔을 부어넣는다
술은 혀와 입안과 목젖을 어루만지며
몸 안의 제 길을 따라 흘러간다
저도 이젠 옛날의
순진하던 저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뜨겁고 쓰다
윗목에 웅크린 주모는
벌써 고향 가는 꿈을 꾸나본데
다시 한 잔을 털어놓으며
가만히 내 속에 대고 말한다
수다사(水多寺) 높은 문턱만 다는 아니다
싸구려 유곽의 어둑한 잠 속에도 길은 있다
이만하면 괜찮다
수다사(水多寺) : 경북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에 소재하는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성왕 때 혜소국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졌다. 당시 혜소국사는 연악산의 한 봉우리에 피어난 하얀 연꽃을 보고 그 자리를 찾아가 절을 지은 뒤,
처음에는 ‘연화사’라 불렀다. 조선시대 들어 명종 때에 각원 스님이 ‘성암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선조 때 사명대사가 다시 이 절을 크게 중창하면서 지금의 ‘수다사’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는 기록이 있다.
수다사라는 이름에는 ‘관음보살의 감로수가 넘쳐 흐르는 복된 절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림 : 박순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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