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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익 - 달의 기억시(詩)/이수익 2016. 4. 9. 00:06
어릴 적엔 그리도 정겨웁던 달이
지금은 봐도
시큰둥하다.
아파트 건물과 건물
사이로 열린, 밤하늘에
어느 날의 분실물처럼 떠오른 달.
이젠 누구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 들지 않는다
잃어버린 것은
잊어버린 것!
그래서 달은 저 혼자
쓸쓸히 밤의 캐비닛 속에 잠겨 있다가
새벽이면 날빛 바다 속에 제 몸을 던진다.
알약처럼 물 속에서 달이 흩어진다.(그림 : 배기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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