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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우 - 3류 무희시(詩)/김수우 2016. 4. 7. 01:25
자꾸만 아프다고. 아프다고 울어 보아도
대신 아파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 금간 사랑을 너덜한 보퉁이에 뭉쳐 넣었다.
버스를 타고 두 블럭 가서 담배가게 앞에다 살짝 놓고.
누군가의 몫이겠지.
실웃음으로 눈치껏 도망왔는데 대문가에 소포가 배달되어 있었다.묵직하니 마루까지 밀고 와 뜯으니
누군가 뭉쳐 넣은 사랑의 슬픔이 줄줄이 나왔다.
도로 바꾸어 오고 싶지만 이미 그 노을빛 옷을 걸쳐보고 있었다
거울 앞에서 죄란 아름다운 불안, 사랑은 은침 같은 것.
우리는 그 옷을 입고 무대로 나서는 3류 무희.
(그림 : 우창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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