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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무릎이 끌고온 자갈길
값도 채 치르지 못한 희망 한 소쿠리
갈수록 무거워
그늘 속 앉을 데를 찾았다
바윗등에서 파르르 일어서는 잠자리
그 비워낸 자리에 몸을 놓았다
미안햇다
잠자리는 옆 억새 대궁에 앉았다
함께, 오래, 한곳을
바라보았다 햇살 엉긴 곳마다
삶의 보푸라기들이 일어 나짝였다
고마웠다
눈동자 속에서 흔들리는
뜨거운 현생(現生),
혓바늘 돋는 이 아름다움
(그림 : 조선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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