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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만 - 백수 수칙시(詩)/박일만 2016. 1. 27. 22:37
종로 탑골공원이 아무리
주인이 없다 해도 질서가 있다는데
출근시간 지켜라, 조퇴하지 마라(의심 받는다)
가방은 늘 지녀라
빈 가방이어도 좋다(무게 중심을 가져라)
베스트 드레서가 되어라(백수도 품격이 있다)
선배를 존중하라, 후배를 아껴라
라는 규율과 함께 또 다른 불문율
고참의 자리는 노리지도 앉지도 말란다
백수들도 회의를 한다(목적도 있다)
기껏해야 헐한 값의 점심, 저녁 내기지만
땅바닥 회의도 의미는 있다
다 털어 주는 것이 백수의 철학이다
털렁털렁 두 알만 남을지라도
그러므로 백수는 빈자의 주인이다
언젠가 당신과 나도 합류하게 될,(그림 : 송준일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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