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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만 - 소금밭 은유(隱喩)시(詩)/박일만 2016. 1. 27. 09:22
썩지 않을 구석이 남아있을까
방부된 이성과 감성
소통할 수 있는 다리 놓을 수 있을까
안으로 단단해진 심장에 뿌리내리고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작은 꽃
물줄기 찾아 떠돌던 바람의
푸른 빛깔도 머무는 구나
부식의 상처 덮어주며 어깨도 받쳐주는
중심이 서릿발로 피는 꽃, 피는 자리
정수리를 밝히며 햇빛을 삼투하는
백색의 순결함이 등고선을 이루었다
비상하는 자세다
흙살을 가장한 구린 구석도 이곳에서는
무채색을 띨지 몰라
바닷새가 까딱대며 집착을 물고 간 거기
가장 가벼운 최적을 향해 익어가는 소금 더미
짜게 혹은 깊게 폐부에 와 닿는,
나도 이제 썩지 않고 절여질 수 있을지
흰 꽃잎 번지는 의식이 솟구친다
체중만큼 환하게 속으로 피는,(그림 : 황기록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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