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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휘 - 그리운 골목시(詩)/심재휘 2015. 12. 13. 13:46
또 다른 넓은 곳으로 건너가는
오늘은 골목이 그립다
좁은 밤길 하나를 돌면
전봇대의 흐린 전등하나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곳
끝없이 갈라지는 골목길 이리 저리
곧장 갔으나 지나간 길에 다시 와 설 때
문득 담벼락에 비밀의 문이 열려
나를 아주 멀리 데려가 줄 것만 같은 그 곳
뒷골목에 버려진 자전거처럼
하루쯤 메마르게 쉬고 싶은 오늘은
길인 줄 알고 들어갔던 막다른 골목에서
나 한없이 막막해지고 싶다(그림 : 김성호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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