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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희 - 바람에 대한 싱거운 짐작시(詩)/권선희 2015. 11. 13. 20:09
손 흔드는 건 바람이 아니고 꽃이야
떠나는 것은 언제나 차갑거나 뜨겁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건
뿌리를 내리고 만 사랑이거든
옴짝달싹 못하고
흔들다 흔들다 휘어진 자국들
붉어지거나 멍들거나 말거나
가버리려고 온 곳이 바람이었어
그래, 바람으로 태어난 바람은
쉼표도 마침표도 될수 없다는 걸
비로소 알았던 거야
꽃을 지나며
흔드는 손바닥을 지나며
(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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