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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택수 - 시골버스
    시(詩)/손택수 2015. 8. 9. 10:05

      

    아직도 어느 외진 산골에선
    사람이 내리고 싶은 자리가 곧 정류장이다


    기사 양반 소피나 좀 보고 가세
    더러는 장바구니를 두고 내린 할머니가
    손주놈 같은 기사의 눈치를 살피고
    억새숲으로 들어갔다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싱글벙글쑈 김혜영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옆구리를 슬쩍슬쩍 간질러대는 시골버스
    멈춘 자리가 곧 휴게소다


    그러나 한나절 내내 기다리던 버스가
    그냥 지나쳐 간다 하더라도
    먼지 폴폴 날리며 투덜투덜 한참을 지나쳤다
    다시 후진해 온다 하더라도
    정류소 팻말도 없이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팔을 들어올린 나여, 너무 불평을 하진 말자


    가지를 번쩍 들어올린 포플러나무와 내가
    어쩌면 버스기사의 노곤한 눈에는 잠시나마
    한 풍경으로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니

    (그림 : 고재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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