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록 - 나비수건시(詩)/이정록 2015. 7. 4. 12:24
고추밭에 다녀오다가매운 눈 닦으려고 냇가에 쪼그려 앉았는데
몸체 보시한 나비 날개, 그 하얀 꽃잎이 살랑살랑 떠내려가더라.
물속에 그늘 한 점 너울너울 춤추며 가더라.
졸졸졸 상엿소리도 아름답더라.
맵게 살아봐야겠다고 싸돌아다니지 마라.
그늘 한 점이 꽃잎이고 꽃잎 한 점이 날개려니
그럭저럭, 물 밖 햇살이나 우러르며 흘러가거라.
땀에 전 머릿수건 냇물에 띄우니 이만한 꽃그늘이 없지 싶더라.
그늘 한 점 데리고 가는 게 인생이지 싶더라
(그림 : 김대섭 화백)
'시(詩) > 이정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정록 - 사랑 (0) 2015.07.16 이정록 - 왜가리 (0) 2015.07.16 이정록 - 사그랑주머니 (0) 2015.07.04 이정록 - 메주 (0) 2015.07.04 이정록 - 몸과 마음을 다 (0) 201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