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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행 버스는 오지 않았다
오래된 건물이 비에 젖는다
기약없이 떠나온 여행길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누가 돌아갈 시간을 알겠는가
해가 진다
멀리 금강 하구
불빛 깜박이고
물길에 떠밀려온 생애가
가볍게 출렁인다
하구뚝 제방에 막혀
강물은 더이상 흐르지 못하는데
대책없는 마음들만 뚝을 넘는다
긴 잠행 끝에
물위로 떠오르는 장항
끝내 군산행 버스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무슨 상관이랴
기다려 오지 않는 것이 버스만은 아닌 것을.(그림 : 유종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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