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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호 - 구불구불 밭두렁 문장시(詩)/시(詩) 2015. 6. 22. 11:56
매양 온다는 핸드폰 문자라고 해봐야
대리운전 안내, 노래방 개업 문자거나
나 돈 없는 줄 대한민국 소문 다 났는지
5분 안에 3천만 원, 오케이 대출
나 근력 없는 거 대한민국 다 안다는 듯
오빠, 관심 있지? 한 번 눌러줘
비얌그라인지 거시기서거라인지
확인하기도 지우기도 짜증나기 다반사
그 사람들 참, 밥도 안 먹고 일하는가
밥 대신 짜장면 시켜놓고 일하는가
점심시간 국밥집 가는 길에 또
띨롱, 띨롱, 띨띨롱……, 이런 씨불알
달팽이관 자극하는 신호음
요즘 들어 유별나게 극심해진 거 보면
딱 한 번, 딱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수도 없던가
야심한 밤 예술영화 결제한 핸드폰 번호
비슷한 사업자끼리 공유하는 게 틀림없다,
투덜거리며 시큰둥 열었는데
엄마문짜연십이다점신머거라
경로대학생 칠순 어머니, 자갈밭 매셨는지
밭두렁처럼 구불구불한 문자, 아니 문장
(그림 : 김계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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