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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 별사(別辭)시(詩)/김사인 2015. 6. 20. 15:10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끓은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착하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다고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인적 드문 소로길 스적스적 걸어
날이 저무는 일
비 오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으로 골똘히 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라고 하면 좀 낫지요마는(그림 : 김우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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