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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곱던 시절은 다 갔구나
까칠한 네 얼굴을 보니
지난 몇 해가 어제만 같다
다 그런 거라고 나는 능청을 떨지만
손쉽게 다 그럴 수는 없는 거였지꽃같이 여리던 시절도 이제 다 가고
험한 세상 없이 살자면
튼튼한 몸뚱이밖에 믿을 게 없다
오직 말할 것은
굳세거라 마누라야
저 세상 갈 때까지 한솥밥 먹으며 부대껴 보자고
마른 네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는 날
실없이 나는 눈물난다
이 아름다운 약속이
기쁘기도 해서 섧기도 해서(그림 : 이섭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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