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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복판을
어지럽히던
꿈을 털어 날려 보낸다
그래,
저 먼 바다의 끝
어쩌면 하늘의 끝
머릿속에 와글대던
덜 익은 이념이나
개똥철학도
모두 꺼내어 던져버린다
텅 빈 육신에
순수로 채워
다지고 다진 허공
나갈 수 있는 것
보낼 수 있는 것 다 보내고
뿔난 오기 같은
적막이 불을 켜는
생애의 짧은 한 토막
허무를 채우고 있는
그 흰 불빛은
치밀한 눈물로 굳어
그래, 짜다, 쓰다
(그림 : 최정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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