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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천 - 가을바다에 오지마라시(詩)/정윤천 2015. 6. 11. 11:54
가슴에 재가 남은 사람은
초가을 바다에 오지마라가을바다에서는 흙피리 소리가 난다
댓이파리 쓸리는 걸음 무늬를
낮아져 가는 물 위에 새겨 두고
여름의 끝바람 몇 떨기가
사람들의 마을에서 멀어져 갈 때쓰라린 목메임을 아직 다스리지 못한 사람은
초가을 바다엘랑 오지마라어디선가 저렇게 소리 구멍을 빠져 나와
제멋대로 끼룩이는
가을바다의 피리소리 가까이 귀를 적시면낮아질수록 푸르러지며
주저앉을 듯 한사코 일어서던......
깊은 음절의 계명階名들버릴 것들을 미처 다 비우지 못한 사람은
초가을의 바다 근처에 와서 얼씬거리지 마라보낼 것들을 다 떠나 보낸 자리에서
가을바다는 혼자서 문을 연다.(그림 : 이유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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