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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 처신(處身)시(詩)/이정록 2015. 6. 5. 01:18
모내기를 끝낸
논배미마다
도랑도랑 신이 나 있다
자라나는 옷을 입은 논과 논
그 단벌의 옷자락, 사이사이
이앙기 바퀴와 사람들의 맨발로
납작해진 논두렁, 빛난다
저 논두렁처럼
낮고 분명해야 하리라
딛고 지나간 발자국 옆에서
합장을 풀고, 싹을 틔우는 밤콩처럼
한줌의, 식은 재를 열고
몸 세우리라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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