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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담스님 - 저녁에시(詩)/시(詩) 2015. 6. 1. 12:25
해질 무렵쯤 우물 하나를 다 팠다
조용히 고여 오는 샘물 속에 하루가 가득하다
이렇게 달고 시원한 수박달 하나 떠오르면
아침 일찍 떠났던 새들도 돌아오고
앞뜰의 강물소리 크고 맑은 노랫소리로
무성한 숲 사이 두루 인사 나누고 있다
산 아래 소슬바람 불어오고
달빛은 자꾸만 졸리운 눈동자 아래 밝아오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은
오래 전에 떠난 마른 길 하나 뿐
지금쯤 흙먼지 맑게 털어내고
비인 우물가
밝은 등 띄울 길 하나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그림 : 김태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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