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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들고 나서야
꽃이 되는 증표 하나 거기 있다
푸른 멍으로 촘촘한 가시를
꽃인양 피우고서야
비로소 내내 그리웠었노라고
씨앗 같은 한 마디 고백할 수 있는
사랑 하나 거기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결국 내 안으로 인내의 가시를
조금씩 키워내는 일
나를 조용히 숨 죽일수록
깊어져 가는 푸른 멍
푸르고 부드러웠던 기억은 잠시
아프지만 성글게 여물어 가는
사랑이었다
(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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