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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임수 - 그냥가게시(詩)/시(詩) 2015. 5. 3. 22:01
늙은이가 촌에서 구멍가게 하나 차렸는데
당최 이름 짓기가 어렵더라구
그래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뭐라고 지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봤지
근데 누가 뭐 그런 것으로 고민하느냐구
그냥 가게라구 하라구 퉁명스럽게 한 마디 던지더라구
뭐 그것도 좋을 것 같아서 바로 나무 간판 하나 달았지
달고 나서 보니 “그냥가게”도 그냥저냥 좋더라구
쓸데없이 거창하지도 않구 웃기 좋아하는 나처럼 편하기도 하구 그렇더라구
그건 그렇구 기왕 왔으니 뭐라도 사가야지?
왜 그냥 가게?
(그림 : 이미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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