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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일러 강이라 했나
골짜기를 적시며
출렁출렁 걸어가는 초록빛 물길
발목 걷고 휘적휘적 걷다보면
산언덕마다 이슬 젖은 수유꽃 내음
꿀벌들 잉잉대는 매화꽃 내음
여울목에 몸 섞으며
하얗게 반짝이고 있지
( 더런 노랑부리할미새들 부는 봄바람에 쫓겨
둥글게 원 그리며 날기도 하지 )
발목 부어 잠시 주저앉는 물길
물길은 강으로 불려지기보단
지친 제 몸 감추며
그냥 이렇게 주저 앉아 쉬는 것이 좋지
눈 들어 세상 바라보면
마을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람들 슬픈 이야기.....
물길은 너무 아파 싫지
오래도록 눈 딱 감고
내내 별꽃처럼 풋풋한 서정이고 싶지
만개한 산벚꽃으로 흐드러지고 싶지.(그림 : 유경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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