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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 당진 가는 길시(詩)/이은봉 2015. 2. 2. 00:03
청양 지나 당진 가는 길
송이눈 점점이 떨어져 내리고
떨어져 하얗게 쌓이고
비봉 면사무소 근처
뒤돌아보며 걸음 멈추면
페인트 글씨로 굵게 쓴
용다방,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
잠시 머뭇거리다
거기 미닫이문
아무렇게나 삐거덕 열고 들어서면
톱밥난로 아직 붉고
포동포동 살찐
이 다방 미스 정 입술 붉고
그러면 당신은
이 다방 미스 정과 마주 앉아
후룩후룩 쌍화차라도 한잔 마셔야 한다
언 손 녹이며
쌍화차라도 한잔 마셔야
당신 가슴의 슬픔
가라앉으리라 뒤돌아보면
참으로 아득한 길
아득히 달려온 길
가슴 떨리리라 문득
그대 아픈 세월 뚫고
송이눈 점점이 떨어져 내리는 날
떨어져 하얗게 쌓이는 날.(그림 : 한순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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