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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같은 밥그릇들
줄기마다
그득그득 차지게 익었다
연못이 꽃을 피운 건
저 그릇에
밥을 담기 위한 것꽃의 두근거림, 햇볕과 바람과
가물치 입질소리로 버무린 밥
아침이슬과 빗방울로 뜸을 들인 밥연못이 뻘 묻은 손으로 주발 뚜껑을 열고
오물오물 밥알 씹는 소리,고소한 밥내가 쏟아진다
밥 떠먹은 자리 송송 구멍이 뚫린다
볕에 그을린 연못의 입 속으로
퐁!
떨어지는 연밥들푸짐한 밥상에 빈 그릇이 늘어난다
(그림 : 김순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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