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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 술을 배웠습니다.시(詩)/김왕노 2015. 1. 22. 18:27
저녁이면 짐승 되어 나를 뛰쳐나가
그대에게 가는 나를 말리려다 차라리 고삐를 매었습니다.
밤새 고삐를 낚아채고 울부짖으며 네게 가려는 나로 인해
한잔 두잔 술을 배웠습니다.
보다보다 못해 별도 눈물 어리는 밤입니다.
고삐를 너무 심하게 조였나
내가 너무 심하였나 근심하다
한잔 두잔 술이 늘었습니다.
잔마다 넘치는 술이, 술이 아니라
그리움이라는 것을
뼈에 깊게 새기는 밤들이었습니다.
나를 뛰쳐나가
네게 가려는 나를 말리다 말리다가
죽음보다 독한 술을 배웠습니다
(그림 : 이홍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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