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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 마음 한 칸 내어주는 저녁의 수소문시(詩)/김왕노 2015. 1. 22. 18:21
이 저물어 가는 시간
누추한 몸 비집고 들어갈 마음 한 칸 어디 있나
장물을 취급하듯 가져간 슬픔 은밀히 받아주고
뒷문이라도 열어 나를 불러들이는 그런 마음 한 칸
한 때 강물이 휘감아 흐르는 소읍지에서
그런 마음 한 칸에 세 들어 살 번도 했고
달맞이꽃 피는 그 항구에서 몽마르뜨 언덕 아래서도
어쩌면 난 열린 마음 한 칸에서 너무 멀리 떠나왔는지도 모른다
밤 깊어도 열려있는 그 마음에서, 그 마음의 뒤란에서 우는
소쩍새 울음으로부터도
개밥바라기 벌써 마중 오는 저물어 가는 시간
그리운 마음 한 칸 오늘은 어느 곳에서 열려있나.
(그림 : 이상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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