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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따라 가다가
물이 돌아와서
나도 되돌아왔다
물만 혼자 가버린 것 같아서
창문부터 열어 봤는데
물은 그곳에 있고
배만 가 버렸다
물 따라 간 배가 돌아오려나
삼십 일이고 일생이고 기다렸다
나도 물 따라 가 볼까 했는데
물은 늘 그곳에 있고
배만 오지 않았다
물은 이별을 나르고
저만 돌아오는 것
물은 세월만 젓고
저만 남아 있는 것
언젠가는 나도
저 물 위로 가고
돌아 오지 않을 거다(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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