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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몸에서 가을 잎이 떨어지고
옷에 묻은 세월이 떨어져나갈 때까지
나는 네 옆을 떠나지 않았다
네 눈이 호수로 떠있고
별들이 그 호수에 가라앉는 밤에도
나는 네 옆을 떠나지 않았다
호수에 내려온 별들이 옷을 갈아입고
노란 창포로 떠올랐을 때에도
나는 네 옆을 떠나지 않았다
노란 창포가 시들어 누워버린 후에도
나는 사공이 되어 시든 창포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다.(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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