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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 동해 낙산시(詩)/이상국 2014. 11. 26. 12:07
파도 소리 들리는 솔숲에서
그이는 천 년도 넘게 나를 기다린다고 했으나
해지고 어두워지자
절도 중도
동해 속으로 사라지고
의상대에서 보아도
오봉(五峰)에서 보아도
보이지 않네
세상은 빈 몸으로 갈 수 없는 곳이니
조개 목걸이나 하고 가라던 행상이었을까
한 사날 묵어 가라던 주청리 민박집 여자였을까
꿈엔 듯 생시엔 듯 서럽게
내가 나를 지나가는데
관음이 입술에 붉은 칠을 하고
천 년이나 나를 기다리는
동해 낙산
오늘도 날이 저물고
아름다운 바다가 길을 막네(그림 : 설종보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