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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 입동(立冬) 무렵시(詩)/김영남 2014. 11. 17. 14:17
내 시선 가로 지르며
감잎 하나
툭! 지자
하늘은 어느 새
파란 불 들어온다
그러자 동구 밖 쪽 처마 끝에선
시래기 다발이 흔들리고
그 밑 마당 어귀에서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 김장을 한다
시뻘건 배추쌈 쭉쭉 찢어 얼굴에다 서로 건네며
이런 날
저 하늘가에 저녁 기러기 뜨면
고향에선 지금쯤
시래깃국을 가마솥에다 끓였겠다
(그림 : 안호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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