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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비 폐허 너머 유복자 들쳐 업고
그녀는 밤낮없이 낡은 무자위를 밟았다.
매운 바닷바람 속 생금뼈마디를 폭염에 태우고
들고 나는 날바람도 널어 말리고
바다 그늘로 검은 눈물을 밀고 다녔다.
안 보이는 멀리서 소금이 왔다.
어느 날 노을이 당기는 대패 너머
청상을 쓰레질한
하얀 소금꽃이 피고 있었다.
입 붙이고 살아온 세월이 길이 되고 있었다.
“어무이요, 큰절 받으이소.”
뭍에 나가 어찌어찌 얻은 불구의 여인과
혼례식을 마친 아들의 등짝에도
하얀 물꽃이 피었다.
(그림 : 황기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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