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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 푸른 하늘의 뜻은시(詩)/서지월 2014. 10. 1. 00:53
내 마음의 시렁 위에 바람은 와서 머무나
검은 솥뚜껑 같은 구름 걷힌 밤나무 사이로
빤히 올려다보이는 하늘일 때
어머니는 젊은 날 목화(木花)밭을 오르시고
나는 그 밭둑에 홀로 핀 엉겅퀴꽃 해지도록 바라보고 있었네.
잡초 우거진 산길에는 땅을 오르는 꽃상여 상여꾼의 노래소리가
발밑에서 들려오고 장승처럼 머언 들녘에
봉긋 솟은 돌무덤 가으론 잦아드는 흑가마귀떼 울음소리,
등 굽은 새우마냥 낮에 나온 저 반달은
할머니적 마당가에 꽃씨 심던 호미 같고
우우 맑은 하늘에 바람 지나가는 것은
저려오는 손끝 장차 무엇이 될까
곰곰 생각하고 생각했던 돌각담 물달개비꽃 꿈이었네.
(그림 : 김윤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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