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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 첫 뻐꾸기 울음소리시(詩)/서지월 2014. 10. 1. 00:51
누이의 버선코를 돌아서 오는 것 같네.
빨랫줄에 널린 빨래 더욱 눈부신 대낮,
후미진 골짜기마다 혼(魂)불 놓아
사월이라 초파일 엄마는 절에 가시고
나는 그 소리 들으며 대청마루에 앉아 댓돌 보네 댓돌 보네.
곳간 절구방아 멈춘 지 오래 병풍 가린 문간방에
잠든 누이야 사푼사푼 걸어나와 하늘을 보아라
서낭당 내 너머 꽃구름 피고 극락세계 부처님 행차하신다.
청산은 왼몸으로 초록저고리 초록저고리 옷고름 연등 날리는 날
춘향이 언제 살아 죽었단 말인가 우리 누나 어느 봄날 저승 갔단 말인가
아른아른 비쳐오는 하늘 한자락
천운사(天雲寺) 탑을 돌아 바스라지는데
홍진에 죽은 누이 하마 울까 웃으실까,
스란치마 깃을 치는 첫 뻐꾸기 울음소리.
(그림 : 이혜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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