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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꽃 필 때 비로소 그대 만나
벙그는 꽃봉오리 속에 누워 설핏 풋잠 들었다
지는 꽃비에 놀라 화들짝 깨어나면
어깨에서 가슴께로
선명하게 무늬진 꽃자국 무심코 본다
달디달았던 보랏빛 침잠,짧았던 사랑
업을 얻고 업을 배고 업을 낳아서
내 한 겹 날개마저 분분한 낙화 져내리면
환하게 아픈 땡볕 여름 알몸으로 건너가느니.(그림 : 윤석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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