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일 - 황강 9시(詩)/박태일 2014. 9. 22. 23:29
황강 물 굴불굴불 황강 옥이와 귀엣말 즐겁습니다
황강 모래 엄지 검지 발가락 새 물꽃 되어 흐르듯이
간지러운 옛말이 들리는 봄
재첩 볼우물이 고운 옥이 마을
이모와 고모가 한 동기를 이루며 늙어간 버들골로
물안개는 디딜 데 없이 아득하였습니다
호르르르 물잠자리 홀로 물수제비를 띄우고
옥양목 파란 수숫대 바스락 소매를 잡습니다
옴두꺼비가 멀리서 개구리처럼 울어도 예사로운 날
황강 옥이와 헤어질 일을 생각하였습니다
육십 리 나루 육십 리 황강 옥이는
황강 육십 리 옛 노래 능청거리는데
혼자 사는 옥이 엄지 검지 손톱이 뭉개져 까맣습니다
물총새 뒷꼭지를 닮았습니다.(그림 : 이황 화백)
'시(詩) > 박태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태일 - 약쑥 개쑥 (0) 2014.09.23 박태일 - 그리운 주막(酒幕) (0) 2014.09.22 박태일 - 황강 8 (0) 2014.09.22 박태일 - 선동(仙洞) 저수지 (0) 2014.09.22 박태일 - 그리움엔 길이 없어 (0) 201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