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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길을 걷는다.자유란 저 자갈들처럼 온몸으로 바람과 햇살과 부딪치는 것.
깨어지고 닳아져 서로 닮아 가는 것.
그럼에도 부딪쳐야 할 더 많은 시간들이 앞에 놓여 있다.
모래 한 톨, 먼지 한 톨로 남을 때까지 견디면서 먼길을 꿈꾼다.
그런 거친 부딪침과 미세한 닿음이 모두 자유의 뿌리가 되리라.
자유는 '지금', '여기'를 걷는 길.
그 길에 우리의 미숙한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들꽃이 핀다.
우리가 두고 온 수많은 길들이 우리 앞에 다시 펼쳐져 있다.추소리에서 방아실 가는 산골에서 만난 고무신. 언제, 누가 벗어 놓았을까.
삶이란 서로 닮아가는 길임을 말하는 듯하다.
농부가 걸어온 길만큼 농부를 닮았으리라.
꺼먹 고무신에 고인 하늘이 맑다.
(그림 : 이영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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