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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우 - 산비탈길에서시(詩)/김수우 2014. 8. 29. 23:49
는개비 풋냄새에 밀려
우산을 접는다 5월의 산비탈
흔들림 없는 흔들림
말씀 없는 말씀
흰 나비처럼 쪼그리고 앉는다
더 잘 볼 수 있을까
풀씨 다 날린 잿빛 대궁과
푸른 입술로 잠투정하는 새순 사이
꽃거미가 친 부드러운 그물에는
안개들이 잡혀 있었다
달달 외웠지만
끝내 부르지 못한 이름 갈아
순간 화살로 꽂히는 그리움
거미줄에 이슬로 잡힌 나의 봄 어쩌지못해
온몸에 쥐가 나리고
마을을 찾아 더듬더듬 일어서는데
자꾸 재채기가 났다
가까이 새가 울고.(그림 : 신인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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