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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우 - 포장마차의 봄시(詩)/김수우 2014. 8. 29. 23:47
꼼장어 한 마리 양념해 구워놓고
산다는 건 사랑한다는 거야!
석굴 하나 번개탄에 얹으면서
아, 나도 옛날엔 별을 줍고 살았지
요즈음은 뼈가 자라지 않아!
빈터 모퉁이바람 안으면서
살아가는 일은 두꺼워지는 일이야!
빈 소줏병 깨어지는 소리
둘러앉은 어깨마다 할 말이 많아
왁작왁작 자갈 같은 설움 사이에서
우린 점점 말이 없어지는데
머리 속에서 노오란 공이 굴러온다
눈앞이 갑자기 화안해지며
산수유 노오랗게 핀 고향의 하늘
걸어, 걸어서 들어온다 포장마차 속으로.(그림 : 이석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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