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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 - 흐르는 것이 좋아서시(詩)/시(詩) 2014. 7. 28. 15:24
우리는
흐르는 것이 좋아서
강가에 서면 언제나 하염없다
하늘을 보아도 푸르른 그 깊이보다도
떠돌이 구름에 더 오래 마음 머물고
달려들어 치근덕거리는 바람도
흘러가자는 몸짓이라면
그냥 그 설렘 풀어두어도 좋으리
강물소리로 잠들지 못하는 갈대도
흐르기만 하는 구름도
남기고 가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
오늘도 흐르기만 하는 세월이여
머물지 못함으로 외로운 우리는
해 조차 비껴 뜬 오후의 지루함에
미리 닿아보고 싶은 숨 뜨거움
흐르기 때문이라면 아파도
우리는 그리움을 지닌다
슬픔을 떠나 기쁨에 닿을 수 있다면
먼 산 풍경을
가을 그늘로 남겨놓고
따듯한 가슴을 향할 수만 있다면
정처가 없어도 무작정 좋다(그림 : 이인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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