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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 - 하여가 (何如歌)시(詩)/시(詩) 2014. 7. 28. 15:22
묵으면서 익는 것 어디 장뿐이랴
절벽에 서서도 늘 푸른 저 노송이 그렇고
우리의 사랑이 그렇다
아름다움이 환하게 꽃 되어도
지는 괴로움 있어
이 가을을 섧게 하느니
땀이 향기가 되는 만큼의
세월이 지난 뒤
내안에서
피로 익어버린 사람아
나는 누구의 가슴에서 익어 피가 될까
단풍으로 흘리는 가을 빛
먼 산돌아 석양으로 지고 나면
빈 자리마다
지나는 바람 소리 서글퍼서
잎진 숲에 차는 달빛, 무장,
무장, 마음 겹다
묵으면서 익는 것 어디 사랑뿐이랴
무심한 척
허공인데도 반짝이는 별
먼 눈짓으로도 정 드는 서러움
아픔도 오래 익으면 긴 그리움 되지(그림 : 이영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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