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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 - 외로울 때는 그리움에게로 가서시(詩)/시(詩) 2014. 7. 28. 15:15
우리
외로울 때면 그리움에게로 가서
하염없는 기다림으로 나마
깊어지기로 해요
아직도 우리 사랑하는 것은
있어도 그저 그런 저 쓸쓸함 때문이 아니라
해 질 녘 붉어 뜨는 구름 가장자리로
스멀스멀 지워지는 해너미가
편지보다 더 은근한 기다림에 있기 때문이고
저물지 못하고 서성이는 망서림 때문이거나
수천마디 말보다 더 귀중한 눈물이
어느 산사 추녀 밑에서 곁 살던 깨댫음처럼
사랑에도 지치지 않는 간절함 때문이기도 해요
어둠에 빛날 줄 아는 별 때문이고
환해서 반가워지는 아침때문 입니다
높은 첨탑에 고드름으로 얼렸던 겨울이
풀빛에 녹아 초록비 내리는 것이나
하늘에서 구름 서성일 때
외로움이라도 기다려야 하는
그 딱힌 그리움에게
까맣게 구겨지는 마음도 다림질 해 달라고
떼 좀 써 보기로 해요
햇빛이 식어 그늘이 되거나
꽃빛이 식어 낙화가 되듯이
세월도 식어 이별되는지
물어도 답은 없네요(그림 : 노재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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