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필균 - 시월 담쟁이시(詩)/목필균 2014. 7. 16. 09:54
담장을 오르는 거미 손
여린 발끝이 뭉그러져도 오직
네 안으로 들어서는 길
옆으로 기어가는 게발로도
불쑥불쑥 올라서는 까치발로도
어려워 푸른 혀를 내밀며 간다
입 모양만으로도 알 수 있는
힘줄 솟는 무성한 안간힘
담장에 피는 푸른곰팡이도
햇살을 잡으면 눈이 부신데
한 여름 견디어낸 채찍의 상처로도
들어설 수 없는 너를 향해
우르르 쏟아 놓은 속울음
시월이 붉게 물든다(그림 : 한선희 화백)
'시(詩) > 목필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필균 - 분꽃 (0) 2014.11.21 목필균 - 대명 포구에서 (0) 2014.11.14 목필균 - 운문사 풍경 (0) 2014.07.16 목필균 - 푸른 유월 (0) 2014.05.21 목필균 - 꽃비 눈부신 날 (0) 201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