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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일 - 달의 노래시(詩)/시(詩) 2014. 7. 13. 12:18
동짓날
뜨개질하시던 어머님
창 틈을 비집고 들어온 달은
윗목에 가부좌를 틀고
어김없이 말벗이 되주었네
대접할 무엇도 없어
박자도 맞지 않는 애수의 소야곡을
국광사과 인양 내놓던 어머니
댓돌 위 검정고무신 귀 열고
짖던 개도 숨죽이던,
부시시 눈을 떴을 땐
달빛 섞인 벙어리 장갑
머리맡에 놓여있었네
그 장갑 끼고서 여덟살 나는
애수의 소야곡을 곧잘 불렀네
할머닌 젖은 음성으로
어디서 배웠느냐 물었네
달에게서 배웠다 하였네
그날 밤 할머닌 달을 털고 계셨네.'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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