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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 빨간 우체통시(詩)/이문재 2014. 6. 18. 10:05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혼자서 사나흘을 걸어갔지요.
발효의 시간이었지요.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습니다.
그대가 떠나고 난 뒤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중의 하나가
우체국 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강색으로 칠한 이유도
그 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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