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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 저녁 등명(燈明)시(詩)/이문재 2013. 12. 25. 12:19
저녁 등명에 가면 불 들어 온다
7번 국도 초입, 동해 초입
낮에는 눈부셔 눈뜨지 않는 해안
없는 듯 엎드려 있는 마을, 燈明
집어등 점점이 수평선 새로 그을 즈음
마을은 한낮에 고인 빛을 모아
저마다 하나씩 등을 단다
모든 집이 연등으로 살아나
연등 속에 있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심지가 된다
어둠이 내려야 등명이 되는 등명리
땅에 다 와서 스스로 깊이를 잃는
동해도 등명 앞에서는 순해진다
마음 캄캄하던 사람들도저녁 등명에 가면 불이 켜진다
밤바다, 집어등 사이로
새파란 길이 보인다(그림 : 김성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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