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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 - 억새의 풍경시(詩)/박종영 2014. 5. 18. 22:27
엊그제 까지 붉게 달아오르던
늦가을,
억새는 가슴 깊은 곳에서
바삭대며 살아 오르고,
흩날리는 꽃이삭의 통증을
염려하는 산 바위는 먹먹한 가슴으로
하냥 속울음만 감춘다
곤욕스레 흔들리는 아픔의 눈물은
겨울로 가는 길목,
잎진 청단풍이 발갛게 옷을 벗어 던지는 설움,
검은 구름 앞세워 후드득 빗소리
툭툭 걸어간 자리 정갈스럽고
명복을 비는 듯, 고요하게 속 비우는 산은
머리 푸는 억새의 풍경을 주어 모으고.(그림 : 이남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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