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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 - 봄이 강을 건너다시(詩)/박종영 2014. 5. 18. 22:30
산수유 노란 웃음으로
풀리는 고향의 봄, 샛강은
허리춤 곧추세워 징검다리 건너뛰고
아프게 흐르는 흙빛 물살,
자운영 꽃길 따라 산은 강을 건너고
강은 그림자 드리운 채 물가에 서 있다.
겹도는 구부나루 흐느끼는 안개,
그 안갯속으로 아득한 강줄기 흐르고 흘러
구진포 휘돌아 치니 회진이라 했던가,
지난겨울 칼끝 바람 언강을 가르더니
보송보송 버들강아지
찬 기운 몰아내느라 붕붕거린다.
해동기(解凍期) 맛 들여 풋대 세우는 청보리 물결,
긴 사래 끝자락 흩어진 풍경을 주어 모으고,
얇게 봄을 벗기는 유채꽃 웃음소리
오래된 그리움 데리고 와 꽃씨방 어르고,
몽탄나루 거슬러 오르는 버들치 물장구치는 소리
살아 있으므로 융숭한 영산강(榮山江)의 맥박소리
이때쯤, 날씬한 봄이 강을 건너온다는 소식,
먹이 찾아 촐싹거리며
차가운 봄 물살 콕콕 쪼아대는
민물도요새 한 쌍.(그림 : 안영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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