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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녘 고향에 못잊을 江 있네
어릴 적 첨벙 담가둔 기억들로 살아
옛사랑도 투명하게 물살짖는 거기
눈 감으면 저물무렵 어스름 속으로
기일고 따뜻한 그림자 드리우며
일 마치고 돌아들 오는 어매랑, 아배랑
그리워라, 정겨운 흙투성이 얼굴들
강물에 환히 얼비쳐 흐르네.
2.
허연 달빛 눈물 글썽이며 있네
시퍼런 사랑 다독이며 있네
빼앗김 하 막막한 산같아 말문 걸어 닫으며
제 땅 못지키고 떠난 사람들, 오래도록
못돌아오는 고향 비잉 감싸고 휘돌며
두엄냄새 흩뿌려진 낯익은 들판과 함께
갈대 눕고 일어서는 숱한 세월 속으로남녘 고향에 끝끝내 마르지 않을 江 흐르네
(그림 : 이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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