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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자 - 그대의 별이 되어시(詩)/허영자 2014. 4. 18. 13:26
사랑은
눈 멀고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 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멋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그림 : 한희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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