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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봉 - 복숭아를 솎으며시(詩)/배한봉 2014. 4. 5. 10:26
열매를 솎아보면 알지
버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나 처음엔
열매 많이 다는 것이 그저 좋은 것인 줄 알고
아니, 그 주렁주렁 열린 열매 아까워
제대로 솎지 못했다네한 해 실농(失農)하고서야 솎는 일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과정이란 걸 알았네나무는 제 살점 떼어내는 일이니 아파하겠지만
굵게 잘 자라라고
부모님 같은 손길로 열매를 솎는 5월 아침세상살이 내 마음 솎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알았네(그림 : 최장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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