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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 패랭이꽃 피었다시(詩)/이향아 2014. 3. 18. 18:57
패랭이꽃 피었다
잊어버렸던 젊은날의 약속을
조용히 일러주며 패랭이꽃 피었다
묵은 정 쇤 정 쏟아 바쳐서
나도 다시 필꺼나
천둥처럼 필꺼나
세월이야 흐르라지
가던 길을 좇아서
해 아래 사는 일이 꿈만 같은 하루
해 아래 얼굴 들어 빛 바래면서
윤유월 염천에 번지는 진홍
나도 다시 필꺼나
무념 속에 필꺼나
옛날에 씨뿌려 둔 패랭이꽃 피었다
아직은 괜한 일에 목울음도 잠기고
아직은 믿고 싶은 몇 마디 말도 있어
저게 나야,
저게 나야,
던져 뒀던 세상의 거리에 나가
소리소리 패랭이꽃 웨쳐 피었다(그림 : 노숙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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